첼시는 지난 20-21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빅이어를 들어 올리며 유럽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리그 3등, FA컵 준우승보다 값진 트로피였을 것이다. 지난 시즌 첼시는 팬들로부터 첼럼덩크 시즌2라고 불리고 있다. 그만큼 극적으로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는 것이다. 먼저 첼시가 얼마나 극적으로 우승을 이뤄냈는지부터 이야기해보겠다.
첼시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해 나아간 과정을 생각해보면 정말 다사다난 했다. 시즌 초반에는 리그와 챔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이번 시즌에도 무난하게 챔스 진출권에 머무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되면서 램파드 감독의 전술적 역량의 한계가 드러나 타 팀 감독들에게 파훼법을 간파당했고 이적생들의 부진과 부상에 어린 선수들의 미미한 활약으로 순위는 순식간에 중하위권으로 떨어졌다. 계속해서 팀의 부진이 이어지자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은 램파드 감독을 시즌 중 경질시켰고 파리SG의 투헬 감독을 선임했다.
로만이 투헬 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이미 파리SG에서 전술적 역량이 뛰어나고 선수 활용의 폭이 넓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투헬 감독은 로만의 평가처럼 겨울 이적시장에서 아무런 보강도 하지 않았고 어린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하는데 힘쓰고 조르지뉴를 압박 부담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3백 전술을 가동했다. 투헬의 전략은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빛을 발했고 리그 챔스권 복귀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드라마를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21-22 시즌 여름 이적시장에서 첼시의 행보가 굉장히 소극적이다. 여러 선수와 링크가 나고는 있지만 실제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 과연 이대로 간다면 첼시가 이번 21-22 시즌에도 트로피를 하나 들어올릴 수 있을지, 적어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그렇다면 첼시가 왜 이적시장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이어가면 이번 시즌이 불리해지는지 알아보겠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많아진 일정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은 원칙적으로 다음 시즌에 국제축구연맹인 피파에서 주관하는 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하게 되어있다. 21-22 시즌 FIFA 클럽 월드컵은 일본에서 개최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FIFA 클럽 월드컵이 시즌 중에 개최된다는 점이다. 즉, 선수들은 시즌을 치르다가 일본으로 원정길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말이 잉글랜드에서 일본이지 비행시간이 최소 15시간에서 20시간 이상까지 되는 여정이다. 시즌 중에 떠나는 원정이기 때문에 피로도가 누적될 대로 누적된 선수들에게는 힘든 대회일 것이다. FIFA 클럽 월드컵 종료 이후에는 바로 잉글랜드로 넘어와 잔여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시즌 중 경기가 첼시의 소속 리그인 프리미어리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첼시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참여하는 21-22 챔피언스리그부터 잉글랜드 FA컵, 카라바오 리그컵까지 출전해야 한다. 즉, 첼시가 모든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친다면 프리미어리그 38경기, 챔피언스리그 13경기, 잉글랜드 FA컵 6경기, 카라바오 리그컵 5경기, FIFA 클럽 월드컵 2경기, 슈퍼컵 1경기. 총 65경기를 한 시즌 동안 치러야 한다. 심지어 챔피언스리그와 FIFA 클럽 월드컵은 대륙별 클럽 대항전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 원정을 떠나야 하는 경우가 다반수이다.
심지어 첼시 소속 선수들 중 대부분이 2020 유로에 참가한 선수들이고 4강에 진출한 팀에 소속된 첼시 선수들은 1명 이상이다. 게다가 첼시 축구의 중심인 조르지뉴는 결승에서 승부차기까지 출장했다. 게다가 하킴 지예흐와 에두아르드 멘디가 2022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함에 따라 시즌 도중 차출될 것이다. 이렇게 이동이 많았고 앞으로 많은 만큼 선수들에게 주어질 체력적 부담과 피로도의 누적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첼시의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첼시에게는 보강이 필요하다.
아무리 어린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있어 선수단의 뎁스가 충분하다고 해도 새로운 선수가 필요한 포지션이 몇 군데 있다. 그중 첫 번째로 이야기해볼 포지션은 스트라이커 자리이다.
믿었던 티모 베르너의 부진, 새로운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
첼시는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티모 베르너를 데려왔다. 하지만 티모 베르너는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첼시 전술이나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지 못했고 원래 소속 클럽이었던 라이프치히에서 만큼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다못해 국내 팬들에게는 '빅 찬 스미스(Big Chance miss)'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베르너가 투톱 전술일 때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1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첼시의 전술에 녹아들지 못한 것은 "선수의 역량 차이가 아닐까?"라는 의심이 가능하다.
티모 베르너가 지난 20-21 시즌 골 결정력 등에서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자 여러 스트라이커들이 첼시 이적 명단에 이름이 올랐고 실제로 몇몇 선수는 링크가 나기도 했다. 그중 대표적인 선수가 이적시장의 뜨거운 감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엘링 홀란드이다.
엘링 홀란드는 19-20 시즌에 잘츠부르크에서 엄청난 활약으로 겨울 이적시장에서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넘어왔다. 이적 후에도 변함없이 엄청난 득점과 경기력을 보여주며 파리SG의 킬리안 음바페와 함께 메시-호날두의 족보를 이을 선수로 낙점받았다. 이후 자연스럽게 유럽 5대 리그의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고 이번 여름 이적시장의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엘링 홀란드는 지난 20-21 분데스리가에서 28경기에 출전해 27골을 넣었다. 거의 한 경기에 한 골을 넣은 셈이다. 홀란드의 지난 시즌 기대 득점 값은 23.84로 굉장히 높았으며 시즌 총평점도 7.87점으로 거의 8점에 가까운 평점을 받았다. 게다가 2000년 생으로 올해 21살이 된 어린 선수이다. 이런 특급 공격수를 스트라이커가 절실히 필요한 첼시가 노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왜 첼시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측에 공식적인 비드를 넣지 않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그 답은 당연히 엘링 홀란드의 비싼 몸값과 도르트문트의 단장 미하엘 초르크의 판매하지 않겠다는 선언 때문이다. 특히 미하엘 초르크 단장의 엘링 홀란드 비판매 선언이 일곱 번이나 이뤄진 것을 보면 도르트문트로부터 홀란드를 대려 오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하엘 초르크 단장의 비판매 선언 전에 문제가 되는 것은 엘링 홀란드의 이적료이다. 첼시의 클럽 레코드는 지난 시즌 레버쿠젠으로부터 영입한 카이 하베르츠로 약 7,100만 파운드에 부가적인 옵션이 붙어 대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화 약 1100억 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하지만 엘링 홀란드를 영입하기 위해서 첼시는 카이 하베르츠 몸값의 두 배 가격인 1억 5천만 파운드, 한화 약 2000억 원 정도의 가격이다. 아무리 로만 아브라모비치라는 지원이 빵빵한 구단주가 있는 첼시라 할지라도 코로나19 팬데믹이 2년째 이어져 수입이 적은 지금으로서는 부담스러운 가격일 것이다.
현재 첼시는 엘링 홀란드 외에도 인테르의 로멜루 루카쿠나, 바이에른 뮌헨의 레반도프스키, 토트넘의 해리 케인 등에도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꽤 있으나 첼시의 최대 관심사는 홀란드 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첼시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엘링 홀란드 영입에 실패했을 경우 플랜 B를 생각해놓지 않는다면 지난 시즌 맨유의 산초 영입 실패와 같이 필요한 포지션의 보강이 실패한 채 시즌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홀란드 영입에 실패했을 때를 생각해 다른 스트라이커를 물색해볼 필요가 있는 첼시다.
쥘 쿤데 영입 가속화
지난 7월 28일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첼시와 세비야가 쥘 쿤데에 관한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쥘 쿤데는 이전부터 우승에 대한 야망을 굉장히 많이 드러낸 선수로 지난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인 첼시로의 이적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첼시와 쿤데 모두 서로에 대해 호의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시되는 것은 바로 세비야와 첼시의 협상이다.
파브리지오 로마노의 보도에 따르면 첼시는 쥘 쿤데를 영입하기 위해 세비야에게 커트 주마에 현금을 더 얹어주는 스왑딜 조건을 제시했다. 이 조건을 통해 개인 합의는 완료되어 총 5년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커트 주마 본인이 첼시를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고 첼시 또한 커트 주마보다는 크리스텐센을 원하고 있어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첼시로써는 크리스텐센을 놓아줄 수 없기 때문에 더불어 엘링 홀란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스왑딜 조건 없이 60만 유로, 한화 약 680억 정도를 현금 박치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쥘 쿤데를 영입한다면 첼시의 3백은 더욱 견고해질 수 있을 것이다. 쥘 쿤데는 178cm라는 센터백이라기엔 아쉬운 피지컬을 가지고 있지만 굉장히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있고 발 밑 기술이 뛰어나 센터백 위치뿐만 아니 오른쪽 윙백까지 볼 수 있는 선수이다. 또한 178cm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헤딩 능력이 좋다. 게다가 아직 22살이라는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이다. 특히 나이를 따져 봤을 때 첼시의 주전 수비수인 티아고 실바나 크리스티안센의 장기적인 대체자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첼시가 쥘 쿤데 영입에 성공한다면 당장 다음 시즌에도 이득을 볼 수 있고 장기적으로도 이득을 볼 수 있는 이적이 될 것이다.
첼시는 현재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과 노련함을 바탕으로 메이슨 마운트, 카이 하베르츠와 같이 어린 선수들이 점차 전성기에 도달하고 있어 다음 시즌도 폭발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는 시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리그 초반에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겠으나 리그가 진행됨에 따라 앞서 언급했듯이 국제 대회와 국내 대회 일정을 동시에 소화해야 한다. 만약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별다른 영입 없이 시즌을 시작한다면 그 시기가 왔을 때 피로 누적으로 많은 부상 선수가 나올 것이고 선수들의 폼 저하 또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마치 지난 시즌 맨유와 리버풀처럼 말이다.
첼시는 지난 20-21 시즌 잉글랜드 FA컵에서도 결승에 오르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극적인 드라마를 쓰며 빅이어를 들어 올려 잉글랜드 명문 클럽임을 다시 한번 세상에 증명했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정상 자리를 지켜내는 것이 더 어려운 법. 첼시가 이번 시즌을 잘 준비해서 지난 시즌에 아쉽게 가져오지 못한 트로피들도 들어 올리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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