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도쿄 올림픽

[도쿄 올림픽] 대한민국, 뒤틀린 첫단추

방구석 축구 전문가 뿐재 2021. 7. 24. 21:15

대한민국 VS 뉴질랜드 (자체제작)

대한민국 오늘(23일) 뉴질랜드와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B조 1차전을 치렀다. 결과는 1대0 패배였다. 첫 단추를 잘 꿰야하는데 뒤틀리고 말았다. 뉴질랜드는 B조에서 대한민국과 함께 8강 진출팀으로 예상됐지만 그 아무도 대한민국이 질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일본 대표팀과 함께 4강 진출국으로 손꼽히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의 패배로 인해 대한민국은 B조 4위로 떨어졌고 다음 라운드인 8강 진출을 위해서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즉, 8강행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대한민국이 패배한 요인이 무엇인지 이야기해고자 한다.

대한민국 0 : 1 뉴질랜드 (출처 : The Korea Herald)


대한민국 VS 뉴질랜드 라인업

대한민국 선발 라인업 (자체제작)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은 김민재 와일드카드 불발로 인해 대체 발탁된 박지수를 기용하지 않고 정태욱과 이상민 듀오를 기용했다. 아마도 박지수가 대표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선수의 폼이 오르지 않아 기용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왼쪽 풀백으로 출전하던 김진야는 경미한 발목 부상으로 인해 출전하지 못했고 그를 대신해 강윤성이 선발 출전하게 되었다.

 

공격진에는 황의조, 권창훈 두 명의 와일드 카드 선수가 선발되어 경기에 임했으며 오른쪽 윙어 자리에는 평가전 때와 마찬가지로 엄원상이,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이강인이 출전해 경기를 치렀다.

 

뉴질랜드 선발 라인업 (자체제작)

 

뉴질랜드 올림픽 대표팀은 4-4-2 형태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5-4-1 포메이션을 가동해 경기에 임했다. 뉴질랜드는 주장인 윈스턴 리드를 중심으로 두터운 수비벽을 갖추었다. 특히 공격 시에도 3백 형태가 아닌 5백 형태를 유지하며 전방에 위치한 크리스 우드에게 공을 전달해 마무리 짓는 전술을 전후반 내내 이어갔다. 그리고 뉴질랜드가 끝까지 고집한 이 전술을 대한민국 대표팀의 수비벽을 뚫어내는 데 성공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패배 요인

이번 경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패배한 요인은 뚜렷했다. 그 요인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 바로 전술 고집과 공격수 부족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전반전에 이강인 선수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권창훈과 엄원상에게 들어가는 키 패스의 회수를 늘려 위협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비록 마무리에 있어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전반 45분은 뉴질랜드의 골문을 여러 차례 두드려 뉴질랜드 수비진에 혼선을 준 것은 분명했다.

 

후반 58분 마음이 급했던 것인지 김학범 감독은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키 패스와 득점 기회를 창출해준 선수인 이강인을 이동준과 교체하고 골문 앞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준 권창훈을 송민규와 교체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 순간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강인이 중원에서 빠지자 창의적인 패스는 줄어들었고 무의미한 사이드 공격만이 이어졌다. 엄원상과 송민규에서 공이 전달되면 스피드와 기술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성공한다면 황의조에게 크로스를 올리는 단순한 공격 패턴을 이어갔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의 공격 상황에서 뉴질랜드 페널티 박스에 위치할 수 있는 선수는 황의조, 이동준, 원두재 정도로 굉장히 적은 선수가 위치한다. 반면 뉴질랜드 대표팀은 5백 선수들이 모두 내려와 있으며 그들은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에 비해 신체적 조건이 우월하다. 즉, 포스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장신의 선수가 없기 때문에 크로스로 올라올 공을 대한민국 대표팀이 다시 가져오기에는 힘든 전술이다.

공격을 전개하는 대한민국 대표팀 (출처 : Thr Korea Times)

대한민국 대표팀의 두 번째 문제점은 공격수의 부족이다. 현재 대한민국 대표팀의 올림픽 최종 엔트리를 보면 최전방 공격수. 즉, 스트라이커 위치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황의조뿐이다.이 문제점은 올림픽 시작 전인 대표팀 엔트리 구성 단계에서부터 이어져온 문제점이다.

 

와일드카드 차출 과정에서 토트넘 소속 손흥민 선수를 차출할 예정이었고 김학범 감독 또한 손흥민을 원했으며 토트넘 역시 손흥민의 올림픽 차출을 허가해주었다. 하지만 엔트리 발표 막판 손흥민 선수와 토트넘에 대한 배려라는 이유로 손흥민을 차출하지 않았고 그렇게 우리는 스트라이커를 볼 수 있는 선수는 황의조 한 명만 데리고 올림픽에 나섰다.

 

하지만 크로스를 중점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전술을 사용할 것이었다면 황의조뿐만 아니라 오세훈, 조규성과 같이 큰 키로 크로스 올라온 공을 헤더로 처리하거나 포스트 플레이로 세컨드 볼을 만들어 슈팅 기회를 창출해줄 수 있는 선수를 더 데려왔어야 했다.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크로스를 올려도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한 것이다.

 

결국 대한민국 대표팀은 후반 박지수를 투입해 수비수 숫자를 늘리고 정태욱을 공격 진영으로 올려 황의조 대신 엄원상과 송민규의 크로스를 받게 했다. 그러자 포스트 플레이 횟수가 점차 늘어났고 후반전에 나온 대부분의 슈팅이 나올 수 있었다.

크로스로 올라온 공을 헤더 처리하려는 정태욱 (출처 : The AFC)


이제 대한민국 대표팀은 루마니아, 온두라스와의 B조 예선 경기를 앞두고 있다. B조 최약체로 평가된 뉴질랜드에게 패배한 대한민국은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도 8강 진출 가능성이 희미한 상태이다.

 

25일 일요일 저녁에 대한민국 대표팀과 경기를 치르는 루마니아 대표팀은 온두라스에 1대 0 승리를 거뒀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8강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루마니아와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다득점 승리를 할 필요가 있다.

 

뉴질랜드 대표팀과의 첫 경기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아직 첫 경기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다시 한번 우리 대표팀을 응원해주길 바란다.

대한민국 VS 루마니아 (자체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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